제 배우자라는 이는 아랫배에 귀를 대고 누워있었다. 기적에 대한 진단을 들은 것이 엊그제였고 주기로 친다면 고작 몇 주 전이니까 … 아랫배는 새 숨이 깃들었다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할 만큼 여전히 납작했다. 그런 데에 귀를 기울이고 있어도 무언가 움직이는 징조가 들릴 리는 없을 텐데. 포르투나의 행동을 추측해 보려는 일 따위 제 재주로는 별 효용이 없다는 ...
“ 그래서 J 그룹과의 계약은 잘 성사될 겁니다. 오히려 그쪽에서 줄을 대고 싶어 기다리고 있었더군요, 더 불리한 조건을 건네도 받아들일 겁니다. 다음은 해외 계약 건인데 —” 5월. 어린이날, 어버이날 등 화기애애한 이벤트가 한 번에 몰린 이른바 가정의 달이었다. 그러나 천운겸에게 5월은 가정의 달을 빌미로 열리는 행사와 모임의 연속이었다. 원래도 한 달...
병원 직원 중에는 고양이 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많았다. 직원들이 아니면 잘 오지 않는 구석에 그릇을 두세 개씩 놓아두고서 주기적으로 사료와 물을 채웠다. 젊은 직원들이 대다수이긴 했지만, 교수진을 포함한 중년층의 직원들도 알면서 선선하게 묵인하는 분위기였다. “혹시 내일 저 대신에 사료랑 물 그릇 좀 채워주실 수 있을까요?” 갑작스레 잡힌 수술 일정에 발을...
“아 씨, 저거 분수 물을. 깨끗하지도 않을 텐데….” 짜증스럽게 중얼거리는 말에 그러게 왜 나왔냐는 소리가 턱 끝까지 차올랐다. 구태여 입 밖으로 꺼내지 않은 건 더 좋은 빈정거림을 덧붙일 생각이 나서였다. “그러게 수영장에서 호스나 뿌려주지.” 분수나 호스나 물 나오는 건 똑같잖아. 이거 물 낭비야. 그러나 후가 기대한 바와 달리 수빈은 차라리 정말 그...
신전의 수도승은 갑작스레 맡게 된 사내아이에게 그리 살가운 보호자가 될 수 없었다. 하물며 재수 좋게 신의 낙인을 받은 이민족 아이. 평생을 낡은 신전 하나 쓸고 닦으며 늙어갈 예정이었던 늙은 수도승에게는 전혀 달갑지 않은 말년의 짐이었다. 다른 신전이었더라면 이 변화가 달가웠을지도 몰랐겠다. 그러나 이 노인의 신앙심은 북부 귀퉁이로 보내져 매해 얼어 죽어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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| 야기시타 가의 남성들에게는 광증이 있다. 타고나기를 그랬다고 한다. 오사카에서 기차로 한 시간 거리의 작은 바다마을. 쿄노지에 뿌리를 박은 야기시타 가문은 이상하리만큼 지역 안팎의 크고 작은 사건들에 얽혀 있었다. 그리 규모가 큰 가문도 아니고 막부나 지역 유지와 연관이 깊은 가문도 아니며 종교적인 문제나 신기가 있는 집안이 아님에도 그랬다. 시대에 따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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:: 아마 2019년도에 쓰다 말았던 미드나잇 과거. 클엠 세계관의 개인적인 이야기. 임시저장함에 계속 박아두기만 하고 더 이을 것 같진 않아서 꺼내둡니다. " 빛을 낮이라 부르시고 어둠을 밤이라 부르시니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어 이는 첫째 날이라 " (창세기 1:5) 그의 방은 방이라고 부르지도 못할 공간이었다. 방 한가운데에 몸을 쫙 펴고 누우면 끝날, ...
[ 능소화 ] 담장 너머로 눈동자가 보였다. 이파리와 꽃잎 사이로 검고 빛나는 눈동자 한 쌍이 보였다. 2021.07.18_ 작성 완료 / 테스트 플레이 준비 및 수정 2021.07.29_ 테스트 플레이 진행 / 오타 수정 2021.07.30_ 테스트 플레이용 임시 배포 2021.09.12_ 다섯 번째 테스트 플레이 종료 2022.01.11_ 지문 추가 ■...
:: 드라마 / 섀도우헌터스 (Shadowhunters) 2차 :: AU 알렉산더 라이트우드 x 매그너스 베인 :: 2019년에 시작해서 방치하다가 드랍 :: 미쳐버린 플러팅의 노래. 플러팅이 너무 쓰고 싶었어요. “저… 파티로 돌아가셔야 하는 거 아니에요?” “급한 일이 생겨서요.” “… 무슨 일이요?” “그 쪽한테 제 연락처 드리는 일이요.” 히끅. 숨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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